최근 주택부문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여건은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러한 변화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화와 민영화 욕구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주택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구 및 가구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인구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핵가족화와 고령화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으로 주택의 핵심구매계층인 30~50세의 가구주가 총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70.7%에서 2020년에는 60.7%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수요는 경제성장률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연평균 4.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외국의 사례에서 보면 선진국으로 발전해 갈수록 연간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되면 과거와 같이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주택시장 내외부의 여건이 크게 변화하고 있으나, 정부의 현행 주택공급계획은 과거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9.19대책으로 대표되는 현행 주택공급계획은 총량 측면에서 과거와 비슷하게 10년간(2009~2018년) 연평균 50만호 공급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공급총량의 근거가 불분명한 가운데 지역별, 공급주체별, 주택유형별, 점유형태별 주택공급계획도 하위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설계되어 있다. 이와 같이 주택시장과 관련된 여건변화와 수요분석에 기반을 두지 않고 수립된 계획이 실행된다면 자칫 국가자원의 낭비와 주택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문제 인식에서 출발하여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여건 변화를 고찰하고 이에 따른 주택 총수요와 하위시장 수요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2020년까지의 연도별, 지역별 주택수요 총량은 인구, 가구 및 소득요인, 그리고 멸실요인을 고려하여 추정하였다. 인구, 가구 및 소득요인 수요량은 Mankiw-Weil모형을 이용하여 추정하였으며, 멸실요인 수요량은 지역별 주택멸실률과 재고주택수, 그리고 멸실률 변동추이를 이용하여 추정하였다. 다음으로 추정한 주택수요 총량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의한 가구의 주거선호도를 반영하여 소득계층별, 가구주 연령별로 주택점유형태, 주택유형, 주택규모에 대한 수요를 세분화하였다.
이상의 분석 결과와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주택공급방식을 참조하여 주택공급 프로그램 개편의 기본방향과 수요 맞춤형 주택공급 프로그램 구축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주택공급계획이 효과적으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그리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분담이 분명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연구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주택공급 주체간 역할분담 방안과 연구결과의 정책적 활용방안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는 지역별 소생활권 단위까지의 하위시장을 분석하지 못한 한계가 있지만, 모쪼록 주택정책 분야 전문가들의 후속 연구를 위한 단초가 되기를 바라며, 정책당국자들의 주택정책 수립을 위한 참고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연구진으로 참여하여 수고한 진정수 선임연구위원, 조판기 연구위원, 박천규 책임연구원에게 감사드리며, 미국과 영국의 사례분석을 담당해 주신 미국 University of Wisconsin-Milwaukee의 김선웅 교수와 한국도시연구소의 서종균 박사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연구심의회에서 좋은 의견을 제시하여 연구의 완성도를 높여주신 김영표 부원장, 손경환 본부장, 정석희 선임연구위원, 채미옥 선임연구위원, 정희남 선임연구위원, 그리고 한양대학교 이창무 교수와 국토해양부 주택정책과 성호철 사무관께 깊은 감사를 표한다.